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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나그네 길 2006. 7. 7. 08:43



바다에 구멍 뚫어 ‘지구속살’ 캐낸다



《일본에서 최근 바다 밑 깊숙이 ‘지진의 원인 물질’이 존재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본 과학자들은 ‘국제공동해양시추(IODP)’ 연구의 일환으로 이를 증명하려는 계획을 진행 중이다. IODP는 일본을 비롯한 미국 독일 등 20여 개 나라의 과학자들이 함께 바다 밑바닥에 구멍을 뚫어 과학적 난제들을 해결하려는 야심 찬 프로젝트. 3일 한국도 21번째 나라로 가입했다.》

○ ‘코어’ 잘라내 지진원인물질 조사

일본 과학자들은 해저 바닥에서 지진이 시작되는 지대(지진대)에 ‘슈도타키라이트’라는 물질이 묻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진 피해지역에서 이 물질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지진대 아래쪽인 지구 내부를 조사하기로 한 것.

지금까지는 지구 내부를 조사할 때 전파를 쏘아 보내 되돌아오는 양상을 분석하는 ‘간접적’ 방법을 썼다. 그러나 IODP는 첨단장비로 해저 바닥에 수직으로 ‘직접’ 구멍을 뚫는다(시추). 해저시추는 구멍 안에서 길이 수 m∼수 km, 지름 수십 cm의 커다란 가래떡 모양의 덩어리를 꺼낸다. 지구 내부 일부분을 잘라내 그대로 들어 올리는 것이다. 이를 ‘코어(core)’라고 부른다. 지구 ‘속살’ 성분의 수직 분포를 고스란히 보여 주는 ‘표본’인 셈. 길이 9m, 지름 20cm짜리 코어도 장정 3, 4명이 옮겨야 할 만큼 무겁다.

일본은 2008년 지진 활동이 특히 활발하다고 알려져 있는 도쿄(東京) 서남쪽 시즈오카(靜岡) 현 난카이(南海) 해구 근처에서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해저 바닥에서 7km 깊이까지 내려갈 수 있는 최첨단 시추장비를 이용해 인류 최초로 지구 표층(지각) 아래 맨틀층까지 뚫을 계획. IODP의 정식 회원국인 한국도 조사 결과를 공유한다. IODP의 한국 총괄책임자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석유해저자원연구부 이영주 박사는 “이 조사로 얻은 코어에 슈도타키라이트가 정말 존재한다면 우리나라 지진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 지질 - 기후변화 - 화석연구도 가능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이 배 위에서 해저 시추에 앞서 장비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 제공 한국지질자원연구원
IODP는 해저지형의 형성 과정이나 기후변화 연구에도 실마리를 제공하게 될 전망이다. 지질학자들은 동해 해저가 대륙지각인지 해양지각인지에 대해 오랫동안 논쟁을 벌이고 있다. 대륙지각은 가볍고 젊으며 해양지각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이는 수천 년 전 한반도와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 대륙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형태가 됐는지를 알아내는 데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된다.

그러나 동해는 수심이 깊고 퇴적층이 두꺼워 현재 기술로는 그 아래에 있는 지각까지 조사하기가 어려웠다. 해저 시추로 얻은 코어의 성분을 분석하면 이 해묵은 논쟁도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 해양지각은 반려암과 현무암, 대륙지각은 화강암으로 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코어의 퇴적물과 화석을 조사하면 과거의 기후변화도 유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황사가 많았던 시기에는 바다 밑바닥에 모래, 먼지, 중금속 같은 여러 성분이 섞여 쌓였을 것이다.

○ 미래연료 ‘가스하이드레이트’ 채굴


해저 바닥 수 km 아래에서 얻은 코어를 깊이에 따라 나열해 놓은 모습. 사진 제공 한국지질자원연구원
IODP는 1968년 미국에서 시작된 심해저시추사업(DSDP)이 국제공동연구로 확장된 것. 당시부터 지금까지 국제저널 ‘사이언스’와 ‘네이처’에만 3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쾌거를 이뤘다. 미래 대체연료로 주목받고 있는 가스하이드레이트를 1979년 처음 발견한 것도 IODP의 성과다. 가스하이드레이트는 해저 바닥에서 메탄과 물이 높은 압력 때문에 고체 상태로 얼어붙은 것. 동해와 일본 근해에는 현재 국내 천연가스 소비량 100년분에 해당하는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박사는 “국내 해역의 해저 시추도 외국 전문가들과 함께 2008년경 본격 시작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미래 에너지원, 가스하이드레이트 2005-07-19 09:02
중금속 배출 않는 친환경적 에너지
온실효과 줄이고 화석연료 수입 대체

미래 에너지자원 확보와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해결하는 '가스하이드레이트' 정밀탐사 개발이 본격 추진된다.

산업자원부는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 전담기구인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 사업단' 출범식을 19일 오후 2시에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李泰燮)에서 갖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다.

산자부는 이에 앞서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에서 수행한 기초탐사 결과를 통해 영해(領海)내 가스하이드레이트(Gas Hydrates, 가스水化物) 부존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금년부터 시행되는 1단계 3개년 연구사업에서는 가스하이드레이트 매장 유망지역의 부존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시추작업과 정밀탐사를 병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가스하이드레이트의 분포 및 매장량을 산출할 계획이다.

정밀해저물리탐사에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첨단 물리탐사선 '탐해 2호'를 투입, 금년에는 2차원 정밀탐사, 내년에는 3차원 탐사를 수행하고 탐사결과를 토대로 시추위치를 선정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에너지 소비증가율은 OECD국가 평균 1.6%에 비해 훨씬 높은 7.5%이며, '03년 기준으로 에너지 총수입액은 연간 387억 달러를 웃돌았다. 교토의정서가 발효된 현시점에서 당장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의무는 없다고 하더라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95년도 수준으로 동결해야 할 경우, 우리경제는 GDP의 1.3% 내지 3.5%(약 15조에서 60조원) 이상의 손실을 입게 된다는 학계의 보고가 있다.

이러한 의무부담여부와 관계없이 선진국은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은 생산품에 대해서 수입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있어서, 자동차 등 우리의 주력산업이 경쟁력을 잃어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은 국가에너지안보에 기여하고, 온실효과를 저감하는 동시에 경제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세 마리의 토끼를 잡는 대안으로 아주 매력적인 신에너지원이다

가스하이드레이트는 심해 또는 극지방의 저온, 고압조건에서 천연가스가 물분자와 결합해 고체상태로 해저지층에 존재하는 미래의 신에너지 자원. 세계적으로 막대한 양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미 미국, 일본,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는 오는 '15년 상업적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스하이드레이트는 기존의 휘발유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0.7배로 적고, 연소 후 휘발유나 디젤유처럼 중금속을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친환경적 에너지원이다.

에너지원을 채취하면서 발생하는 해저 공간은 대기 중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밀어 넣어 채우는데 이를 통해 상당량의 이산화탄소를 해저에 저장할 수 있다. 따라서 이산화탄소로 인한 온실효과를 줄이고 화석연료 수입을 대체해 환경보호와 에너지안보 달성에 기여할 전망이다.



고진용 기자 kgy@ecojournal.co.kr